경조사

5060 부조장부…“우리 경조사 왔는지 확인, 받은 만큼 낸다”

광래 2019. 4. 29. 17:12
5060 부조장부…“우리 경조사 왔는지 확인, 받은 만큼 낸다”


서울 동작구 한미정(62·여)씨는 청첩장이나 부고를 받으면 가장 먼저 두 딸의 결혼식 축의금 명부를 찾아본다.
그 집에서 딸 결혼식에 참석했는지, 축의금을 얼마 냈는지 확인한다.

결혼식에 왔던 사람의 경조사에는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참석하고, 받은 돈 이상 부조금을 낸다.

한씨는 “그게 최소한의 예의이고 보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세 번 이상 꾸준히 경조사에 간다.

봄가을엔 주말마다 결혼식에 가느라 바쁘다. 경조사비로 매달 50만원 이상 들어간다.

한씨는 “부담될 때도 있지만 막내아들(현재 미혼) 결혼식 때 어차피 다 받을 거니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지인 애경사 챙기는 5060


“막내 결혼 때 받을거니 안 아까워”
부조 두세 번 못 내면 모임서 빠져
경제력 약해지면 고립될 우려

  
중소기업 대표 최문호(59·인천시 연수구)씨는 친인척과 회사 임직원은 물론 동문회·산악회·기원 회원, 심지어 사우나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의 경조사까지 챙긴다.

협력업체 직원의 조카 결혼식에 30만원을 보낸 적도 있다.

잘 모르는 사이라도 소식을 알려준 사람의 낯을 봐서 최소 10만원을 보낸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끊임없이 청첩장과 부고가 올라온다.

 최씨는 “경조사 소식을 듣고 안면몰수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나보다 윗사람이면 인사치레에서, 아랫사람이면 돌본다는 의미에서 얼굴을 비추고 돈을 보낸다”고 말했다.
 
 
경조사비는 모임 참가비 겸 자존심
 
5060세대에게 경조사비는 사회생활 유지의 필요충분 조건이다.

이런 저런 모임에 참여하려면 경조사 챙기기가 필수다.

중앙일보는 지난 15~17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시민 74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 중 5060세대는 33명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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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5060 부조장부…“우리 경조사 왔는지 확인, 받은 만큼 낸다”